Q. 백 변호사님, 최근에 저희 아들이 친구들과 패싸움을 벌이다가 경찰에 체포 되었습니다. 패싸움중에 칼이나 총은 물론 어떠한 무기의 사용도 없었는데, 저희 아들은 살인 미수로 기소되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요? 사내녀석들이란 그렇게 서로 주먹질해가면서 자라나는 것 아닙니까? 이런 경우는 그저 단순 구타 사건으로 처리되는 것이 맞는 것 아닙니까?

A. 안타깝게도 부모님들이 쉽게 생각하시는 사내아이들 간의 주먹질이 미국의 법이라는 안경을 쓰고 보면 또 다른 양상을 뜁니다. 폭행 사건에서 어떤 특정 무기가 사용되었느냐 아니냐 하는 사실은 범죄 사건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요인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무기가 사용되었다면 그 범죄의 심각성이 더욱 중대됩니다. 하지만 무기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표면상 유치한 아이들 싸움으로 보이는 사건도 해석 여부에 따라 살인미수에 해당될 수도 있습니다.

단순 폭행과 살인 미수를 결정짓는 요소는, 가해자가 폭행 직전, 혹은 폭행 도중 마음속으로 고의적 살인 동기, 혹은 살인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가해자의 마음상태에 대한 분석에 달려 있습니다. 즉, 같은 싸움이라도 고의적인 살인 의도가 보여지지 않는다면,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한 단순 구타로 분류되어 경범자들에게 주는 프로베이션 정도에서 끝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살인 의도가 보여질 때는 같은 폭행 사건이라도 살인 미수로 기소되어 무기징역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얼핏 보면 추상적이고 막연해 보이는 이 가해자의 마음 상태 분석은 여러가지 정황을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첫째는 피해자의 부상 정도, 둘째는 가해자가 사용한 폭행 방법, 셋째는 싸움이 시작되기 전 구체적인 폭행 의도나 동기가 있었느냐 하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싸움이 일어났을 때, 사전 계획이나 준비가 있었는지, 그리고 폭행을 가함에 있어 치밀한 방법을 사용했느냐 하는 점등을 고려하게 됩니다.

제게 문의를 해오신 부모님의 경우, 검사가 그 아드님을 살인 미수로 기소하였다면, 그 사실 자체만으로 저는 몇가지 중요한 사실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분명 피해자 중 한 사람 이상이 싸움 도중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것입니다. 생명에 위협을 주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혔고, 그 구타 방법에 있어서 고의성이 드러난다면, 그 폭행은 명백한 살인 행위로 간주됩니다.

고의적 폭행인가 아닌가는 또 다시 다음과 같이 분석됩니다. 피해자가 이미 저항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상을 입은 같은 자리에 계속적으로 구타를 가하였는가? 혹은 피해자의 목숨이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치명적인 순간에 구타를 행했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물론 이 모든 구타 행위가 자기 자신, 혹은 다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 방위였다면 그것은 어떤 형사법적 판결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요.)

사실 그 부모님의 말씀처럼, 사내아니들이 길거리에서 뒹굴며 서로 주먹질하는 것을 일련의 성장 과정으로 보던 시절의 이야기는 옛날 얘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Gang 문제가 심각한 요즈음, 우리의 문화적, 언어적 차이로 인해 우리는 쉽게 오해의 표적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쓰는 “형” “동생” “선배” “후바” “의리”라는 단어들조차 갱단원들의 용어로 오해될 수 있습니다. 이민자로서 우리의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미국의 법 제도를 좀 더 깊이 이해하는 것만이 우리 자신과 우리의 자녀들을 보하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될 것입니다.